탄탄한 스토리에 시원한 질주… 누아르 액션 스릴러 ‘드라이브’ 11월 17일 개봉

입력 2011-11-07 21:20


지난 5월 열린 제64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작 가운데 가장 큰 이변으로 회자된 건 감독상이었다.

라스폰 트리에,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명망 있는 감독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은 감독은 덴마크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41)이었다. 수상작도 칸에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액션 스릴러 장르 ‘드라이브’(원제:Drive)였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되는 이 영화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철학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어둡고 폭력적인 느낌의 필름 누아르적 분위기에, 전자음과 몽환적인 사운드를 버무려 폭력의 미학을 마음껏 펼쳐낸 작품이다.

주인공은 낮에는 자동차 스턴트맨과 정비업소 직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범죄집단 도주를 돕는 일을 하는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다. 과거가 베일에 쌓인 그는 옆집에서 사는 여인 아이린(캐리 멀리건)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그녀의 남편이 교도소에서 풀려나자 한발 물러난다. 하지만 아이린의 남편이 교도소에서 폭력조직에게 진 빚 때문에 협박을 받자 그를 돕기 위해 갱단이 요구한대로 함께 전당포를 터는 일에 휘말려 든다. 이 일은 예기치 않은 비극으로 번지고 드라이버는 위험에 빠진 아이린을 지키기 위해 갱단에 맞선다.

소재와 줄거리는 어찌 보면 평범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독특하고 인상적인 캐릭터에 있다. 무엇보다도 캐나다 출신의 라이언 고슬링(31)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등에 커다란 전갈 무늬가 선명한 점퍼 차림에, 이쑤시개를 물고 다니는 그는 사랑과 광기의 양면적인 감정에 휩싸인 드라이버를 생생하게 그려내 젊은 날의 스티브 맥퀸이나 로버트 드니로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2009년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영국의 캐리 멀리건(26)도 청순하고 매력적인 아이린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냉혹한 마피아 버니(앨버트 브룩스)와 그의 다혈질 동료 니노(론 펄먼)의 연기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몫 단단히 한다.

뛰어난 작품성과 긴박한 스토리,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 독창적인 영상미, 묵직한 사운드 트랙이 잘 조화를 이룬 이 영화는 해외 평단으로부터 “감독 특유의 스릴러적 감성과 정서를 할리우드의 기술력으로 표현한 작품” “스타일이 살아있는 멋진 액션과 캐릭터” “누아르적인 차가움과 질주에서 오는 시원함을 가진 작품” 등의 찬사를 받았다. 청소년 관람불가.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