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득이’ 흥행에 모처럼 미소 띤 기독교계… 최근의 사회적 불신 씻어줘
입력 2011-11-07 17:50
개봉 후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영화 ‘완득이’(이한 감독·사진)의 흥행 비결에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완득이’는 6일 22만6654명을 동원, 누적 246만575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총 제작비 47억원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인 160만명을 일찌감치 넘어 장기 흥행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3∼4월과 10∼11월이 극장가의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영화 ‘완득이’는 세상에 등 돌린 소심한 반항아 완득(유아인)과 세상에 반항하는 오지랖 선생 동주(김윤석)라는 두 남자의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70만부가 판매된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것.
기독교문화 전문가들은 이 영화의 흥행이 교회 이미지 개선에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완득이’에서 교회는 불법체류자 및 다문화 구성원들을 품고 함께 공존하는 주체로 묘사된다.
완득이 담임선생님인 동주는 교회 전도사라는 신분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주는 이주노동자를 악용하는 고용주를 고발했다가 불법체류자를 도왔다는 이유로 철창신세도 진다. 또 교회 네트워크를 활용, 이주노동자인 완득이 어머니를 찾아준다. 그 덕분에 완득이는 어릴 때 헤어졌던 어머니와도 재회한다.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멘토와 멘티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107분 상연시간 동안 교회에 출석하는 ‘완득이’의 사랑과 감동, 허황된 기도 유머를 적절히 버무리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때문에 관객들은 “다문화 가정을 돌보는 교회의 헌신과 봉사가 아름답다”, “불신하던 교회를 이번 기회에 다시 보게 됐다”, “다음 주엔 나도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해야겠다” 등의 감상 평을 쏟아내고 있다.
김성건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 영화는 동네 구석구석을 밝히고 있는 풀뿌리 교회가 공동체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묘사하고 있다”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영화 한 편이 한국교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척결할 수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