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당 참여해 정치인될 것” 문재인 “안철수, 우리 진영의 대표 될 수도”
입력 2011-11-07 21:48
야권 ‘잠룡(潛龍)’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치적 행보가 본격화됐다.
문 이사장은 7일 낮 여의도 한 식당에 민주당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의 측근은 “자신의 일로 정치부 기자들을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문 이사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주(喪主)가 된 입장이어서 행보를 자제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정권교체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그가 몸담고 있는 ‘혁신과통합’의 야권통합 관련 주제들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 말씨는 부드러웠고, 꼬박 존댓말을 썼다. 또 2시간여 간담회에서 농담 한 마디도 없는 ‘진지남’이었고 본인과 관련해서는 뭐 한가지라도 자랑하는 법 없이 매사 겸손했다. 아직 남 앞에 나서서 얘기하는 게 익숙지 않아서인지 많이 수줍어하는 모습이었다. 참석자가 많아 마이크를 들고 얘기를 했는데 그 자체가 어색해보였다.
문 이사장은 자기를 낮추는 대신 안 원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안 원장의 현재 지지도가 계속되면 내년 대선에서 우리 진영 대표선수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돕고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간의 정치적 행보로 지지를 받는 것을 보면 안 원장이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안 원장 혼자 할 수는 없고 세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만큼 내년 총선 이전에 우리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정당의 지도체제에 대해 “민주당과 나머지 세력의 공동대표제 및 그리고 각 세력을 골고루 반영하는 의결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통합정당에 참여할 생각인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정치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데 제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무현계 진영에서는 문 이사장을 1순위 대선 주자로 내세우는 데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본인도 대선 출마 결심을 거의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