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시중 방통위원장 훗날 자신있나
입력 2011-11-07 21:16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등 종합편성채널 4개사와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 간의 방송채널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다음달부터 방영되는 4개 종편 방송이 케이블TV 황금 채널인 15번부터 18번까지 나란히 배정받았다는 것이다. 신규 종편 여유가 1개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4개 거대 언론사를 종편사업자로 선정해 주고 채널도 황금 번호 대에 나란히 배치해 주는 것은 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대의 특혜이자 스캔들이라 할 만하다.
이번 협상의 중심에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있었다. 최 위원장이 최근 4대 SO 사장들을 방통위로 불러 협상 타결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주요 SO들은 채널 편성권은 자신들의 권한이라는 점에서 종편 채널 연번제가 되면 위헌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면서 반발해 왔었다. 그럼에도 4개 종편 채널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게 15∼18번으로 정해졌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케이블TV는 지역별 SO들의 사정에 따라 지역마다 채널 번호가 다르다. 이것을 인공적으로 조정할 경우 수십개의 개별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도미노로 피해를 입게 되며, 이는 SO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학계에서 위헌 논란을 꾸준히 제기했던 사안이다.
종편 사업을 놓고 끊임없이 특혜 시비를 불러온 최 위원장은 지난 9월 국정감사 때 “종편과 유선 사업자가 따로 협상하기보다는 모여서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로 4개 종편의 집단 협상 내지 담합을 유도해 종편사들의 통일요구안을 형성시켰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수많은 채널들의 공정성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명백한 권언(權言)유착이자 반칙이다. 종편 정책은 선정부터 모든 것이 흑막에 가려 있다. 종편 채널이 직접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미디어렙법 제정을 국회에 미뤄놓자 지상파 방송까지 광고영업에 뛰어들 준비를 마침에 따라 벌써 광고시장은 황폐화되고 있다. 앞으로 군소 방송사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지게 될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 모든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