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첫 퇴출] 학교측 “연락도 없이 갑자기…” -학생들 “다른 학교서 적응 어떻게…”
입력 2011-11-07 18:25
“교육과학기술부가 고발한 전·현직 총장과 전 사무처장 등 3명에게 검찰이 지난달 무혐의, 공소권 없음 등의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각각 내려 한숨 돌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이 학교폐쇄가 결정돼 황당합니다.”
7일 오후 교과부가 퇴출 방침을 발표한 전남 순천 별량면 4년제 대학인 명신대(학교법인 신명학원) 임기호(66) 사무처장은 “교과부가 소송 계류 중인 대학에 행정처분을 강행한 것은 부당하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처장은 “그동안 교과부가 요구한 17건의 시정사항 중 4건은 완벽하게 실행하고 13건은 법적 다툼 중인데 무조건 대학부터 폐쇄하라는 건 ‘재판 없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과부가 반환을 요구한 횡령교비 40억원 중 2억원은 광주지검 순천지청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1억원은 자체적으로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임 처장은 최종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학재정을 정상으로 되돌려놓을 자신이 있는 만큼 향후 청문절차 등에 당당히 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학교 3학년 이형철(가명·24·초등특수교육학과)씨는 “교사의 꿈을 이루고자 했는데 졸업이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웬 날벼락이냐”고 어이없어 했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의 전문대학 성화대학 역시 당혹감과 함께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 대학은 이날 평소처럼 수업을 진행했지만 교정에는 학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아 한산하기까지 했다. 이 대학 1학년 노대형(20·자동차정비과)씨는 “학교에서 받은 실습자격증마저 취소된다고 들어 걱정이다”며 “다른 대학으로 옮겨가더라도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어서 학교가 폐쇄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죄인 아닌 죄인이 된 것 같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일부 교수들의 경우 교과부가 대학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감사한 지 수개월 만에 폐교조치한 것은 ‘치적쌓기’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강진·순천=이상일 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