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폐경기증후군
입력 2011-11-07 17:26
폐경은 50세를 전후해 월경이 중단되는 현상이고 폐경기증후군은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심신 이상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폐경 초기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안면홍조다. 폐경이 시작되면서 여성들은 갑자기 머리, 얼굴, 목과 가슴이 빨개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열이 오름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은 밤에 더 심해져 수면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폐경 여성의 약 25∼50%는 우울감이나 신경과민과 같은 기분의 변화를 보이고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다.
성기능장애를 호소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폐경 여성의 약 30∼50%에 이를 정도다. 이로 인해 질 건조감, 잦은 방광염과 배뇨곤란, 성교통 뿐 아니라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도 나타난다.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비뇨생식기관이 위축되고 교원질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폐경은 또한 장기적으로 심장혈관질환과 골다공증 및 노인성 치매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들 합병증은 초기엔 전혀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폐경 후 수년이 지난 다음에야 나타나고, 일단 발현되면 매우 심각한 건강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에 의한 이 같은 이상 증상과 합병증 유발 위험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면 사라지게 된다.
실제로 폐경 여성이 호르몬을 섭취하거나 피부에 바를 경우 안면홍조와 같은 초기 증상은 수일 내지 수주 이내에 사라지고 성적 능력도 좋아지게 된다. 물론 비뇨생식기관의 위축 때문에 발생하는 질 건조감, 잦은 방광염 등의 증상이 개선되고 이유 없이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아프던 증상 역시 완화된다.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런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은 폐경 후 10년 이내, 혹은 60세 이전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심장혈관질환 합병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기억력 감퇴 억제 등 뇌기능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많다.
다만 자궁을 가진 폐경 여성은 호르몬제 사용 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했을 때의 일일 뿐이다. 호르몬제 사용으로 인한 이 같은 위험은 약 복용을 중단하고 3∼5년이 지나면 완전히 해소된다.
여성들에게 폐경기는 새로운 삶 속으로 가는 가교인 동시에 필연적으로 건강상의 위험이 예견되는 시기다. 따라서 폐경 여성들은 폐경 후 건강관리를 위한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계획의 첫 순서는 호르몬 보충요법을 고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폐경 여성에게 필요한 호르몬 보충요법은 폐경 후 60세까지, 혹은 폐경 직후부터 적어도 10년 동안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박형무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