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퍼거슨 25년’ 기념일 1승 선물
입력 2011-11-06 19:26
‘25년에 대한 헌정(獻呈).’
지난 주말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 가운데 하나는 알렉스 퍼거슨(7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다. 맨유 구단, 과거 그리고 현재의 선수, 동료 감독 등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퍼거슨의 맨유 25년에 박수를 보냈다.
퍼거슨은 정확히 1986년 11월 6일(이하 현지시간)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맨유 구단은 25년째 마지막날인 5일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맨유-선덜랜드전을 앞두고 경기장 외벽 전면에 25년 전 퍼거슨 사진과 지금의 퍼거슨 사진을 실은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경기장 안 북측 관중 스탠드에는 과거에 없었던 ‘Sir Alex Ferguson Stand’라는 대형 글귀를 새롭게 표시했다. 앞으로 이곳은 ‘퍼거슨 스탠드’로 불리게 된다. 생존 인물이 맨유 홈구장 일부를 상징하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맨유 선수들이 비행기 사고로 숨진 뮌헨 참사를 추모하는 시계도 구장 밖 벽에 걸려 있다. 이날 양팀 선수들은 두 줄로 도열해 퍼거슨에게 박수를 보냈다.
퍼거슨이 맨유 유소년팀으로 발탁한 데이비드 베컴은 “그는 내게 아버지나 다름없는 존재다.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아줬다면 퍼거슨 감독은 나를 완전히 다른 레벨의 선수로 키웠다. 맨유와 같은 팀에서 한 감독이 25년을 재임한다는 것은 축구에서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 퍼거슨과 경쟁 관계였던 조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퍼거슨은 맨유 역사, 잉글랜드 축구사, 유럽 축구사에서 특별한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퍼거슨은 “지난 25년간 동화 같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맨유를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퍼거슨 25주년 경기에서 박지성(맨유)과 지동원(선덜랜드)의 그라운드 맞대결이 78분 동안 이뤄졌다. 이번 시즌 첫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동반 출전이었는데 두 선수 모두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박지성은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6, 지동원은 평점 7을 받았다. 맨유가 1대 0으로 이겼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