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계기 경제동맹도 최고가 되도록 노력”… 성 김 주한 미국대사
입력 2011-11-06 19:23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4일(현지시간) “내가 태어났고 처음으로 사랑했던 나라 대한민국에 미국의 대사로 돌아가게 된 것은 더 할 나위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일 서울에 도착해 대사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할 성 김 대사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아직 공식 부임하지 않아 정책 현안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는 비교적 한국말을 잘하는 편이지만, 인터뷰에서는 영어로 말했다.
-부임 소감은.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두 딸(15, 11세)에게 한국과 한국어를 가르치게 돼서 기쁘다. 양국이 관계 강화에 헌신하고 있고 대북 문제나 교역 문제 등 이슈에서 잘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대사로서 향후 활동 계획은.
“오랫동안 한국 관련 일을 해오면서 한국 정부 당국자, 정치인들과의 관계가 잘 설정돼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층과 교류를 더 확대하고 싶다. 대학을 방문하거나 대사관저로 초청해 비공식적 모임을 갖는 방안 등을 생각 중이다.”
-첫 한국계 대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하지만 미국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의 충돌이 있지는 않을까.
“미국 대사는 미 대통령을 대리해 미 정부의 견해를 주창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중요 부분에서 상호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국익을 옹호한다고 해서 한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헌신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국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내년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최고의 동맹이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경제관계까지도 격상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양국 인적관계에 도 흥미를 갖고 있다.”
-한국어도 잘하는데 대사로 한국어를 사용할 생각인가.
“한국어 사용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다. 하지만 비공식 대화로 한국어를 잘하는 것과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공식 대화를 한국어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솔직히 공식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어를 잘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한국어를 잘한다고 뽐내려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실수하게 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말이 정확하게 나갈 수 있는 게 중요하다.”
-한국계 첫 대사가 오히려 부담되지 않나, 한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계라는 점을 결코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교포이므로 한국 입장을 더 이해하지 않을까’ ‘모든 상황에서 한국어로 말하지 않을까’ 등등 예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있는 대로 반겨주시고 제가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가족도 같이 가나.
“아이들이 가을학기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 1월쯤에나 갈 것 같다. ‘기러기 아빠’ 생활 오래 하고 싶지 않다.”
-모친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아들에 대한 당부 말씀은.
“너무 행복해서 내가 대사로 지명된 후 반년 동안 눈물을 계속 흘리셨다.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이시다. 어머니가 당부하는 것은 내가 잘 먹고 다니고, 건강을 유지하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다.”(웃음)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