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연말 임원인사 임박 술렁술렁… 롯데 신동빈 “여성 임원 너무 적다” 지적
입력 2011-11-06 21:51
연말 대기업 인사를 앞두고 기업들이 뒤숭숭하다. 일부 기업들은 실적 부진이나 내부감사에 따른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나돌고 있고 여성 인력의 중용 움직임도 감지된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사진)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회의에서 “그룹 규모에 비해 여성 임원이 너무 적다”며 “유통은 물론 다른 업종에서도 여성의 섬세함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롯데그룹 여성 임원은 지난해 말 상품본부 디자인센터에 스카우트된 박기정(47) 이사가 유일하다. 최근 롯데제과 등 일부 계열사는 임원으로 키우기 위한 여성 인력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8월 “여성도 사장까지 돼야 한다”며 여성 인력 중용방침을 밝혀 다음 달 초 정기인사에서 여성 인력의 승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2000년 그룹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과 삼성전자 심수옥 전무 등 30여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삼성은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 인사 신호탄으로 지난달 25일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에 임명했다. 삼성테크윈 비리 사건 이후 이 회장 지시에 따라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이뤄져 삼성물산 등의 대폭 임원 교체설이 나돈다.
LG그룹도 매년 12월 초나 중순쯤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 2년째를 맞는 만큼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최고인사책임자(CHO)가 황호건 전무로 교체되면서 연말 대폭 인사가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CHO를 교체한 것은 구 부회장이 인사에서 자기 색깔을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부문에 대대적인 수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임원 인사평가를 시작한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힘이 실릴 수 있도록 젊은 임원들을 승진배치할지가 연말 인사의 주요 관심사다. 올해 현대차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승진 인사도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차는 예전부터 인사 요인이 있을 때마자 수시로 인사를 단행해 왔다는 점에서 인사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처음 여성임원을 발탁한 현대차가 여성임원을 확대할지도 주목된다.
최근 SK플래닛 분사로 SK텔레콤 인사를 마무한 SK그룹은 12월 중순 정기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부회장 및 사장단 인사를 워낙 대규모로 단행했기 때문에 올해는 글로벌 사업 강화와 시스템 유지 차원의 인사가 있겠지만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하면서 재무·인사 출신보다 마케팅·홍보분야를 약진시켰다.
맹경환 김준엽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