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금리 상승폭, 수신의 2배… 은행, 서민들 등골 빼는 이자 장사
입력 2011-11-06 21:50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수신금리보다 2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안정돼 정부, 기업, 은행들이 금리 부담에서 벗어난 것과는 달리 서민들만 등골이 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은행 및 은행권에 따르면 예금, 적금, 금융채 등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를 나타내는 수신금리는 지난해 말 연 2.85%에서 올해 9월 말 3.1%로 9개월 새 0.25% 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는 통상 수신금리를 좇아간다. 실제로 기업대출 금리는 올 들어 0.27% 포인트 올라 수신금리와 거의 비슷한 상승폭을 나타냈다.
그러나 가계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5.35%에서 5.86%로 0.51% 포인트 올라 수신금리 상승폭의 2배를 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 연 4.71%에서 5.23%로 0.52% 포인트 올랐다. 연 6.65%에서 7.36%로 오른 신용대출은 상승폭이 무려 0.71% 포인트에 달했다.
만약 대출금리가 수신금리와 비슷하게 0.25%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면 주택담보대출은 4%대, 신용대출은 6%대에 머무를 수 있었다.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이 449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출금리가 올 들어 0.51% 포인트 뛰어오르면서 대출자들은 2조3000억원이나 더 많은 이자 부담을 지게 됐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수신금리와 비슷했다면 이자 부담을 1조원 이상 덜 수 있었다는 얘기다.
국고채, 회사채, 금융채 등 다른 시장금리는 올 들어 일제히 제자리걸음을 하며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업, 은행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금리 걱정을 덜고 있다.
결국 개인 대출자들만 껑충 뛴 가계대출 금리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시장금리가 일제히 올랐다면 가계대출 금리 또한 오르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가계대출 금리만 ‘나홀로’ 급등한다면 이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가 수신금리에 연동되도록 금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