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건 내 딸인데 왜 꾸짖었나” 학부모, 교무실 찾아가 난동
입력 2011-11-06 18:52
광주광역시에서 또다시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여중생이 학교 복도에서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아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에는 초등학생 딸의 아버지가 학교 교무실에서 난동을 부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학교 측은 사실을 감추기에만 급급해 비난이 일고 있다.
6일 광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쯤 광주 Y초등학교 교무실에서 학부모 A씨가 딸을 지도하는 교사를 찾으며 소동을 벌였다. A씨는 딸에 대한 교사의 생활지도에 불만을 품고 학교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을 말리는 교사와 승강이하면서 의자를 집어던질 듯 위협했고, 일부 젊은 교사도 격분해 상의를 벗어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격분한 A씨는 항의하는 과정에서 투명테이프 절단기에 이마가 긁혀 많은 피를 흘리는 등 험악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교사 10여명과 학교 운영위원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양측을 제지하지 못해 소동이 10여분간 계속됐고, 112에 신고해 파출소 경찰관들이 출동하기도 했다.
5학년 학생들과 갈등을 빚은 A씨의 6학년 딸은 5학년 해당 담임교사에게 이를 하소연했으나 이 과정에서 교사에게 오히려 태도가 불손하다며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이다.
A씨의 아내는 “딸이 울면서 전화를 하자 남편이 교무실로 찾아가 따지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고 책상 위 물건을 들다가 이마가 긁혀 피를 흘린 것”이라며 “학교 측에 사과하고 갈등도 풀었는데 이야기가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쉬쉬하며 사건을 서둘러 수습하고, 교육청에는 며칠이 지난 뒤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 관계자는 “교권을 침해당한 게 분명하지만 일이 커지면 학부모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사과를 받고 원만히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교원단체 한 관계자는 “학생인권과 학부모 요구를 강조하다 보니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며 “학생인권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학생에게 얻어맞는 교사가 교단에 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권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