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빈익빈 부익부’… 중상층은 유학열풍 해외연수비 1년만에 최고

입력 2011-11-07 00:31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둔 주부 이모(37)씨는 최근 딸의 영어학원 수강을 포기했다. 지난해부터 월 30만원씩을 들여 학원을 보냈지만 최근 고물가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끊어야 했다,

고물가와 가계부채 등으로 국내에서의 교육비 지출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해외교육 지출액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민들은 특히 사교육비에 대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중상층의 유학열풍은 환율 오름세에도 확산되고 있는 등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교육비 지출 및 교육서비스업 매출 증가율 13년 만에 최저=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교육비 지출액은 8조4804억원으로 1분기 8조6726억원보다 2.2% 감소했다. 증가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3.3%)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절대액수로도 2009년 1분기(8조4269억원) 이후 가장 낮다.

교육비 지출이 쪼그라들면서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 매출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3분기 교육서비스업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감소했다. 앞서 2분기에도 1.2%나 감소했다. 2분기 감소폭은 98년 1분기(-1.8%) 이후 가장 컸으며 3분기 수치는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가계부채 등으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교육비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가계부채는 총 876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9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연 5.66%로 2010년 3월(5.80%) 이후 가장 높아 서민들의 부채상환 부담은 커졌다. 올 들어 1∼9월 소비자물가는 4%대로 고공행진했다. 부채와 고물가로 손에 쥐는 소득이 줄어들면서 교육비 지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유학·외국어 응시료는 급증=한은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유학연수 지급액은 지난 3분기 13억5500만 달러로 지난해 3분기(13억77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선진국 재정위기로 환율이 오름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유학연수 지급액이 올 들어 가장 많았다. 또 토익·토플 등 외국어 시험 응시료로 잡히는 교육서비스 지출액은 3분기에 5770만 달러로 올 들어 가장 많았으며, 1∼3분기 기준(1억6210만 달러)으로도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지출이 많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