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 야권통합안에 커지는 당내 반발… 또다시 흔들리는 孫 위상
입력 2011-11-06 21:25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제시한 야권 통합방안에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손 대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통합안이 민주당 파괴 수순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그를 둘러싼 정체성 논란이 다시 부각되는 양상이다.
호남 지역에서 영향력이 없지 않은 염동연 전 의원은 6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60년 역사의 정통 정당인 민주당이 통합을 가장한 손학규 대표와 지도부의 야합에 의해 결국 간판을 내리는 사태까지 맞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며 “당을 ‘불임정당’으로 만든 손 대표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경태 의원도 지난 4일 전국 지역위원장회의에서 손 대표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일반 당원들도 홈페이지 등에서 손 대표 및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손 대표에 반발하는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은 주말 사이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전대는 당무위원회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소집이 가능한 것으로, 소집에 성공할 경우 당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아울러 김부겸, 이종걸, 박지원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들이 손 대표에게 전당대회 준비위 발족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갖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한 당권주자 측은 “당내 반발이 워낙 거센 상황”이라며 “이번 한 주가 힘대결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자칫 그동안 잘 닦아온 당내 기반에 흠집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손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건너온 전력 때문에 끊이지 않았던 정체성 논란이 재차 제기될 조짐까지 보인다. 손 대표가 그동안 “민주당원들이 직접 뽑은 대표인데 왜 나한테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느냐”며 반박해왔지만 지금은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사퇴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력 당권주자 측은 “손 대표가 민주당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의) 엄중함을 아직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며 “손 대표가 당원들에게 보이콧 당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