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내놓는데… 카드사 “부가서비스 끊겠다” 어깃장

입력 2011-11-06 22:37

당국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에 각종 부가서비스 축소로 맞대응했던 카드사가 체크카드로 제2의 반격에 나섰다.

당국이 체크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해 체크카드 제휴 이용 수수료율 조정, 체크카드 소득공제 확대 등에 나섰지만 카드사는 오히려 체크카드 할인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등 거꾸로 정책을 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전업 카드사가 체크카드 고객의 결제 계좌가 개설된 제휴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체제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업 카드사가 제휴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율이 높아 체크카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들은 체크카드가 사용될 때마다 결제액의 최대 0.5%를 은행에 제휴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전업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1.7%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 수익의 30%가량을 은행에 떼어주는 셈이다. 만약 제휴 수수료율이 낮춰진다면 전업 카드사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체크카드 상품 개발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금융위가 고려한 것이다.

당국은 또 현재 총 급여의 25% 이상 사용 시 신용카드는 사용액의 20%, 체크카드는 25%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체크카드는 내년에 30%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익 유지를 위해 체크카드 서비스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어서 당국의 바람과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H 체크카드’에 대해 내년 2월부터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현장 할인 서비스와 경주월드, 통도환타지아 캐시백 서비스를 중단한다.

체크카드 포인트 캐시백 서비스 감축도 잇따르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협, 우체국 등 은행별 기본 체크카드와 와이드패스 체크카드는 내년 3월부터 이용 금액의 0.5% 캐시백 적립에서 0.2%로 비중이 감소된다. 삼성카드는 개인 및 법인 체크카드에 대해 캐시백 지급 기준에 제한 없이 승인 금액에 1%를 적용했으나 내년 5월부터는 1회 승인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해야 캐시백을 지급하며 지급률도 0.5%로 낮추기로 했다.

비씨카드의 ‘아이엠 쿨(I am Cool) 체크카드’는 내년부터 현금 캐시백 적립률이 0.2%에서 0.1%로 줄어든다.

카드사들은 “체크카드로는 현금서비스 등을 통한 대규모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압박을 통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려 하고 있어 체크카드 서비스 기능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