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풍경-동서울교회] “필리핀 잘 다녀왔습니다!” 평신도 선교팀 감동 나눠

입력 2011-11-06 17:47


새벽부터 내린 가을비로 쌀쌀해진 6일 오전 7시 무렵 서울 성수동 동서울교회. 주일 첫 예배를 드리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한 성도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동서울교회는 교인 수가 500명 정도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1966년부터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작지만 힘 있는 교회’다.

가장 많은 성도들이 모이는 시간은 3부 예배다. 240여명의 성도들로 예배당이 꽉 찼다. 20대 젊은이들부터 70대까지 세대를 아우른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할렐루야찬양대가 ‘겨자씨 한 알의 믿음을’이라는 제목의 찬양을 부르자 성도들의 마음이 뜨거워지는 듯했다.

이날 주일 말씀의 주제는 ‘성령에 붙잡힌 사람들(사도행전 4:5∼22)’. “기도의 삶을, 찬송과 말씀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깨끗한 삶을 살고자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성령님이 우리 가운데 오셔서 우리를 충만케 하시고 인도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예배당 곳곳에서 ‘아멘’ 소리가 흘러나왔다.

예배가 끝난 뒤 성도들은 교회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1주일간의 삶을 나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성도들, 지난주 결혼한 신혼부부까지 성도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다양했다. 작년부터 이 교회를 다니고 있는 홍향숙(50·여)씨는 “잠시 신앙생활을 그만뒀다가 다시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교회 문턱이 낮고 말씀이 삶 속에서 실천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교회는 사랑이 느껴지고 은혜가 넘쳐나서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해외 단기선교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게 동서울교회가 ‘작지만 강한 교회’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날 오후 예배에서는 지난달 평신도 30명이 다녀온 필리핀 단기선교 보고 시간이 있었다. 청년부 헌신예배로 드려진 오후 예배시간 청년들의 워십 댄스, 찬양 난타, 아카펠라 공연 등에 이어 필리핀 단기선교 보고회가 있었다.

지난달 17∼21일 평신도 30여명이 필리핀 산크리스토발 지역에 세워진 ‘산크리스토발 동서울교회’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그 교회는 서울의 동서울교회에서 파송한 평신도 선교사 부부인 배응명 장로와 김정은 권사가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10년 동안 매년 해외 단기선교에 동참한 지영숙(53) 권사는 “필리핀의 동서울교회 주일학교 아이들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면서 “더욱 성장한 현지 교회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동서울교회는 2003년부터 정기적으로 해외선교를 해오고 있다. 첫 해는 인도네시아, 이듬해는 미얀마와 필리핀을 다녀왔다. 이후 동서울교회 성도들은 매년 1∼3차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으로 복음을 들고 떠났다. 동서울교회 교인은 아니지만 그 뜻에 깊이 공감해 성북중앙병원 외과과장인 백종대 집사가 매번 함께하고 있다.

평신도 해외단기선교팀은 중장년층으로 꾸려져 있다. 40대 중반부터 70대 중반까지 나이 지긋한 성도들이 필리핀을 놓고 같은 꿈을 품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팀원은 박병헌(75)씨. 그는 안수집사 직분에서는 은퇴했지만 2002년 첫 해외선교 때부터 지금까지 해외선교에 함께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해외선교 사역의 기쁨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선교팀장 신오식(57) 장로는 “나눔을 중시하는 우리 교회 성도들이 필리핀에서 여러 사람을 위해 재능을 나누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이라며 “스스로 신앙을 되돌아보며 우리가 받은 축복과 은혜를 나누며 사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에도 미얀마 단기선교가 계획돼 있다.

청년들의 뜨거운 찬양과 해외단기선교팀의 선교보고를 나눈 오후 예배는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끝났다. 동서울교회 성도들의 한 주를 더욱 힘 있게 받쳐줄 주일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