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서북능선서 사고 발생”… 구조헬기 쏜살 출동
입력 2011-11-06 17:31
“위∼∼잉!” 설악산 서북능선 인명구조 발생”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조용하던 헬기 격납고에 울려 퍼진다. 휴식을 취하던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격납고로 향한다. 헬기의 굉음소리가 울리면서 긴장감이 더해진다. 여기저기 흩어져 체력 단련을 하고 있던 구조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여 15Kg이 넘는 인명 구조장비를 쏜살같이 챙긴다. 환자의 상태와 정확한 사고지역이 보고 된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응급구조 장비를 꼼꼼히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20분도 안 돼, 강릉에서 출발한 헬기가 설악산에 도착했다. 산림청 조종사들은 산악지형에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어 험한 산에서 응급환자를 찾는 것도 수준급이다. 헬기가 사고지점에서 호버링(제자리비행)을 하는 동안 구조대원 한명이 호이스트(구조인양장비)에 메달려 신속하게 하강한다.
구조요청을 한 등산객은 아침 일찍 산행에 오르다 미끄러운 바윗길에 발을 헛디뎌 발목과 무릎을 다친 상황이다. 구조대원들은 신속히 부목을 이용한 응급조치를 하고 들것에 실어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구조헬기에 신호를 보낸다. 공중에 대기하던 헬기가 호이스트로 로프를 끌어올리면서 긴박했던 환자구조가 끝난다. 산악사고는 일반사고와 달리 얼마나 빨리 현장에 도착해 응급조치와 이송을 하느냐에 따라 환자 생명이 좌우되기에 한순간의 긴장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 산림항공구조대가 창설된 건 지난 2007년. 산악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상과 공중의 입체적인 산악구조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설립되었다. 구조대는 김포 본부를 포함해 전국 9개 지역(강릉,안동,양산,영암,원주,익산,진천,함양)의 산림항공본부에 소속되어있으며 군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이루어진 베테랑 요원 47명이 인명구조의 최전선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접근이 어려운 험한 산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헬기가 거의 유일한 구조 수단이다. 산악구조 주력 대형 헬리콥터인 까모프(KA-32)는 엔진출력이나 자체 중량이 다른 구조 헬기보다 뛰어나 기상악화 상황에서 탁월한 구조업무를 보여주고 있다. 구조대는 전국 어느 곳이든 30분 이내 도착, 응급조치 후 신속히 호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산악구조대원들은 기상상황과 사고지역의 상태에 따라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도 많기 때문에 평상시 암벽등반이나 등산을 통해 자기 체력 관리를 한다. 또한 호이스트(구조인양장비) 훈련이나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처치교육도 꾸준히 받고 있다. 강릉 산림항공구조대 홍성민 구조대원은 “최근 가을철 단풍과 암벽등반을 즐기려는 등산객의 증가로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산행은 정해진 코스로 등산을 하고, 해가 일찍 지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산악특성에 대비해 헤드렌턴과 보온의류 및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응급의료약품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진.글 =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