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회 지도자. 매년 10월 셋째주 평양 회동 합의

입력 2011-11-06 09:2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교단장들이 3박4일 북한방문 일정을 마치고 5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입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평양 봉수교회에서 평화통일 공동기도회를 개최한 뒤 평양조용기심장병원 건설현장을 참관했으며, 앞으로 매년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화해와 협력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쪽에선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영섭 위원장과 오경우 서기장 등이 함께했다.

이영훈 NCCK 회장(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은 “남북 긴장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교회가 종교 문화적 교류를 증진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감했다”면서 “매년 10월 셋째 주 정기적으로 남북한 교회 지도자들이 평양에서 만나는 것에 합의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특히 평양조용기심방병원 건축 진행률이 35%선으로 외관을 마무리 짓고 내부 공사만 남은 상황에 있다”면서 “내년 전반기 정도면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 데 북쪽에선 인도주의적 차원에도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영주 NCCK 총무도 “조그련은 한국교회의 인도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평양조용기심장병원 건립과 칠골교회 재건 등의 사업이 하루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했다”면서 “교계 지도자들의 방문이 경색된 남북간 사회·문화적 교류를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종훈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감독, 유정성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최길학 기하성 총무, 배태진 기장 총무, 이근복 NCCK 선교훈련원 원장 등 10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2일 중국 선양을 거쳐 평양비행장에 도착했으며, 보통강여관에 여장을 풀고 조그련 환영만찬을 갖고 일정을 협의했다.

3일 봉수교회에서 평화통일 공동기도회에 참가한 방문단은 칠골교회와 평양조용기심장병원, 김일성종합대학,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했다. 봉수교회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200명의 북한 주민이 참석했으며, 이영훈 NCCK 회장이 에베소서 4장 1~6절 말씀을 본문으로 ‘성령으로 하나 되자’는 설교를 전했다. 김근상 대한성공회 관구장은 칠골교회에서 인사말을 전했다.

4일에는 국제친선전람관과 대동강 과수종합농장, 묘향산 만폭동 등을 방문했다. 5일 조그련 사무실을 방문한 일행은 평양비행장을 통해 중국 선양을 거쳐 인천에 도착했다.

한편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방북은 정부의 5·24조치 이후 첫 번째 방문이다. 인천공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