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 킬러 전자랜드 “도깨비라 불러다오”

입력 2011-11-04 18:17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에 올 시즌 ‘도깨비 팀’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3일로 1라운드 9경기를 마친 가운데 6승3패의 성적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전자랜드는 강팀으로 꼽히는 안양 KGC인삼공사, 부산 KT, 전주 KCC 등을 모조리 격파했다. 그러나 반대로 하위권에 처져있는 서울 SK, 울산 모비스에 일격을 당했고 3일에는 최하위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로도 내내 끌려 다니다 경기 막판에 터진 신기성의 3점슛 두 방을 앞세워 1점 차로 힘겹게 이겼다. 3패 가운데 2패가 19점, 24점 차 완패였던 반면 10점 차 이상으로 이긴 경기는 없다.

전자랜드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주전 대부분이 노장이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가드 신기성(36)을 비롯해 문태종(36), 강혁(35), 이한권(33), 이현호(31), 잭슨 브로만(30)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접전으로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베테랑다운 경기 운용으로 이기는 저력은 있지만 상대가 초반부터 화력을 앞세워 점수 차를 벌리면 일찍 손을 드는 경우가 많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편이라서 머릿속으로 계산은 빠른데 발놀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전체적인 수비는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 공격 쪽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미흡하다”면서 “상대보다 한 발짝 더 뛰고 난 뒤에 경험이나 노련미를 앞세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