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강기갑’ 미쇼드 하원의원, 한·미FTA 비준축하 리셉션 참석 눈길

입력 2011-11-04 18:2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초지일관 반대했던 미 하원의원이 FTA 비준을 축하하는 주미 대사관 주최 리셉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일(현지시간) 의회 의사당의 캐넌 빌딩 345호실 코커스룸. 축하 리셉션이 시작된 오후 4시쯤 가장 먼저 도착한 의원은 마이크 미쇼드(민주·메인) 의원.

그는 하원 내에서 자유무역을 가장 반대하는 ‘무역워킹그룹(The House Trade Working Group)’의 리더다. 당연히 한·미 FTA를 반대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쇼드 의원의 반대가 워낙 강해 지난해 11월 그를 백악관으로 따로 불러 설득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FTA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서 대사관 관계자나 한인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강기갑 의원’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FTA 반대 소신은 그의 인생 역정과도 관계가 있다. 민주노동당 강 의원보다 두 살 아래로 1955년생인 미쇼드 의원은 메인주의 시골인 메드웨이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제지공장에 취업해 29년 동안 일했다. 1980년 25세 때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낮에는 의정활동, 밤에는 공장 노동일을 했다. 이어 미 철강노조(USW)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정치를 계속, 2002년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가 FTA를 결사반대했던 이유는 자신이 일했던 공장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에 폐쇄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FTA가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행사장에서 결국은 실패했지만 자신의 FTA 반대 입장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던 한국대사관 외교관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