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는 野 비난 매달리고, 민주는 장외홍보 나서고… 한·미 FTA 여론몰이 점입가경

입력 2011-11-04 18:24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장기화되면서 여야가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국회에서 야당을 압박하며 비준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야권통합 논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무뇌 상태로 떨어진 정당정치를 보며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민노당의 2중대 노릇에 매몰되는 정치 미몽을 벗어던져라”고 맹비난했다.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은 “대치 상황이 계속된다면 민주적 절차와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비준 절차를 밟아 나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주말까지 추가협의 성과가 없을 경우 다음 주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 대치와 관련,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품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대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합리적인 제도인데 미국에 유리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국가 이익과 경제주권이 걸린 걸 미국에서 통과됐다고 우리도 덩달아 통과시킬 필요는 없다”며 “19대 국회에서 FTA를 처리하고, 아니면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전 서울 여의도역에서 FTA의 부당성을 알리는 첫 장외 홍보전에 나섰다. 5일은 명동, 6일은 농산물시장에서 홍보전을 이어간다.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 대회에서는 FTA 저지 결의문이 채택됐다. 야5당은 주말에도 공동으로 불침번을 서며 외통위 회의장 점거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날 “ISD는 일반적인 제도로 표준약관과 같이 다 들어 있다”고 말한 박근혜 전 대표도 공격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가 BIT(양자간투자협정)에 있는 ISD를 FTA에 있는 ISD로 혼동하고 있다. 대권주자라면 ISD에 대해 좀 더 공부하라”고 몰아세웠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사실상 강행처리에 동그라미 치는 발언”이라고 했다.

유성열 김원철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