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왔다”… 코리안 특급 찬호·국민타자 승엽, 설레는 영웅 맞대결

입력 2011-11-04 21:27

‘라이언킹’ 이승엽(35)이 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무리하고 영구 귀국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시즌부터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이승엽, 박찬호(38), 김태균(29)의 ‘세기의 맞대결’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엽은 4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승엽은 귀국 소감에 대해 “홀가분하다. 8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무리해 아쉽다기보다는 시원한 마음이 크다”며 “내년에는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12월 오릭스와 2년간 계약했다. 따라서 자신이 원했다면 내년에도 팀에 남을 수 있었지만 모국인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이 강해 귀국을 결정했다. 이승엽은 “내년까지 오릭스에 뛰고 들어오면 한국에서 제기량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친정팀인 삼성으로의 복귀가 유력하다. 삼성이 아닌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영입하려면 자유계약선수(FA) 보상 규정에 따라 연봉 이외에도 보상금으로 삼성에 최대 28억3500만원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엽도 삼성행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그는 “삼성은 내가 태어났던 곳이고 내가 뛰었던 곳”이라며 “선수로서 많은 도움을 받은 곳도 삼성이기에 삼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이가 있기 때문에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자존심만 세워준다면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 전망에 대해 “좋은 투수가 많이 늘어나서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상대 투수를 많이 연구해서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역시 국내 무대 복귀가 유력시되는 박찬호, 김태균과의 맞대결에 대해 이승엽은 “꼭 같이 한번 상대팀으로써 뛰어보고 싶다. 국내 영웅의 볼을 한번 치고 싶다”며 “맞대결에서 지는 쪽은 기분 상할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 일본리그에서 1승을 챙긴 박찬호와 이승엽은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어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에서 뛰었던 김태균과는 여러 차례 타격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 적이 있지만 박찬호와 김태균은 일본 무대 투타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 적이 없다.

2003년 삼성에서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이승엽은 국내에서 모든 것을 이룬 뒤 이듬해 일본 지바 롯데에 진출했다.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했다. 이승엽은 일본 통산 성적으로 타율 0.257에 홈런 159개, 439타점을 남겼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