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CCTV 분석, 동생은 지문감식… 대전·충남경찰청 과학수사 ‘형제가 뛴다’
입력 2011-11-04 18:32
대전에 있는 두 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형제가 맹활약 중이어서 화제다.
대전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박종선(40) 경장과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박종진(38) 경장 형제가 주인공이다. 형 박 경장은 전산 CCTV 분석과 지문을 스캐닝해 수사자료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생 박 경장은 지문감식과 족적, 타이어 흔적 등을 감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초등학생 때 집에 침입한 강도를 때려잡은 경찰관 아버지를 보고 경찰의 꿈을 키워 온 형은 1998년에, 동생은 2003년 뒤이어 경찰에 투신했다. 과학수사 업무는 동생이 2005년부터 충남지방청 과학수사계에서 지문감식 업무를 맡으며 먼저 시작했다. 형은 대전 서부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에 근무하다 2007년 대전지방청이 개청할 때 과학수사계에 지원하면서 과학수사와 인연을 맺었다.
동생이 과학수사에 대한 조언 등을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형도 과학수사에 입문하게 됐다. 동생 박 경장은 “일 자체가 재밌고 피의자가 검거됐을 때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며 “수사 기법이나 장비가 계속 발전하고 있어 장비나 시약을 개발하는 등 스스로 길을 만들 여지가 많은 것도 과학수사의 장점이라고 형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형 박 경장은 “지금도 동생이 조언을 많이 해 준다”면서 “역사가 깊은 충남지방청이 대전지방청보다 축적된 자료도 많아 간혹 필요한 자료를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유(有)’를 ‘보이는 유’로 만들고 나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과학수사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무궁무진한 업무 분야인데 최면기법을 배워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형제 수사관은 수사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시신을 자주 접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형제는 “시신을 만지는 것에는 어느 정도 무뎌졌지만 ‘냄새’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두 경장의 아버지는 2000년 정년퇴직했으며,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모두 경찰관과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찰 집안’이다.
대전=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