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용말라… 쥐 실험서 폐섬유화 증상

입력 2011-11-04 21:25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과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장은 4일 “실험쥐에 4주간 살균제 흡입독성 실험을 한 다음 폐 조직을 1차 부검한 결과 올 초 사망한 출산 전후 산모와 영·유아에게서 나타난 원인 미상 폐질환의 주 증상인 폐섬유화(딱딱하게 굳어짐) 현상과 비슷한 병리학적 소견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험은 쥐 80마리를 20마리씩 4개 집단으로 나눠 가습기 살균제 3종과 증류수(대조군)를 주 5일간, 하루 6시간씩 모두 4주간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전 본부장은 “실험에 쓰인 3개 살균제 중 2개 제품을 흡입한 쥐의 폐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으며 나머지 1개 제품을 흡입한 실험쥐는 3개월 후 부검해 결과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나머지 10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 본부장은 “폐 손상을 일으킨 제품의 성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확인 중으로 10일쯤 나오는 최종 결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관관계가 최종 입증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강제수거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이달 중 마련해 유통·시판 시 식약청의 허가 및 관리를 받게 할 방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