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금융거래세 도입 빈국 지원을”… G20회의 기업가 토론서 제의
입력 2011-11-04 18:12
자선사업가로 변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3일(현지시간) 금융거래세와 담뱃세를 부과해 가난한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이날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2차 세션에 참석해 G20의 초대를 받은 첫 기업가로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게이츠는 “새로운 곡물 종자와 예방백신 같은 혁신적인 성과는 수억명의 삶을 구했다”며 “선진국의 원조가 제대로 제공된다면 효과적으로 빈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G20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도상국 원조를 줄인다고 선진국의 재무상황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글로벌 안정성과 글로벌 경제성장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금융거래, 항공 및 해운연료, 담배 등에 세금을 물려 해외원조에 필요한 기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번 G20의 주요 의제로 떠오른 금융거래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G20에서 주식과 채권 거래에 각각 1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 포인트), 2bp만 과세해도 480억 달러 기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유럽의 일부 강대국만 과세 제도를 실시하더라도 90억 달러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또 국부펀드들이 가난한 나라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국부펀드가 자산의 1%만 빈국의 인프라 구축에 쓴다면 10년이 지나면 1000억 달러의 자산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