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사이버스파이 활동”… 美 국립방첩관실 “산업기밀 무차별 빼내”

입력 2011-11-04 18:12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스파이 활동을 정면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미 국립방첩관실은 3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산업기밀을 자국의 경제성장에 활용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사이버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외에 러시아도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기밀을 무차별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동맹국들마저 기밀을 빼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고서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프랑스가 동맹국들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14개 정보기관들이 2009∼2011년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사이버공간에서의 스파이 활동으로 인한 구체적 피해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산업기밀 유출로 인한 피해액이 2009년 한 해에만 500억 달러라고 추산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을 담당한 로버트 브라이언트 방첩본부장은 “중국과 러시아는 정부기관과 민간기업, 대학연구소가 공동으로 미국의 산업기밀을 빼내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이고 전략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이번 보고서가 사이버스파이 활동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적인 IT업체 구글과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로 지목됐지만 미 정부당국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중국 정부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의 왕바오둥 대변인은 “보고서는 근거 없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