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로 차별화”… SBS 코미디 부활하나
입력 2011-11-04 17:45
방송가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은 가장 홀대받는 장르 중 하나다. KBS 2TV ‘개그콘서트’만 건재를 과시할 뿐,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언젠가부터 코미디의 숙명이 됐다.
지난해만 봐도 그렇다. MBC ‘하땅사’,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등이 낮은 시청률에 고전하다 결국 사라졌다. 이런 전례가 있는 만큼 SBS가 ‘웃찾사’ 폐지 이후 1년여 만에 선보이는 ‘개그투나잇’ 행보에 방송가 안팎의 이목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개그투나잇’ 제작진은 풍자를 강화해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철호 PD는 “공감과 사회성에 방점을 찍은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코너들 내용을 보면 매너 없는 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적반하장’, 엘리트 계층의 위선을 풍자하는 ‘더 레드’ 등 시사성 짙은 코너가 많았다. 안 PD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준비했다. 일주일에 사나흘씩 대학로에 가서 코너를 보고 조언도 하고 독려도 하면서 그렇게 왔다”고 말했다. 맏형인 개그맨 박준형은 “우린 준비가 돼 있는 팀이다. 첫 녹화 반응도 좋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너무 늦은 시간에 편성됐다는 점이 우려를 낳는다. ‘나도 가수다’를 통해 화제를 만들어온 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만 봐도 심야(금요일 밤 12시40분)에 배치된 탓에 시청률은 2%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이창태 CP는 “개그맨 100명이 모였다. 그 사람들의 인생이 걸려 있다”며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이들의 미래와 장르의 다양성을 위해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