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상직 선교사 “배고픔에 지친 오지 아이들, 꿈 키워줄 학교 세웠으면…”

입력 2011-11-04 17:55


“원시 속에 살고 있는 부족 어린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인도네시아 동쪽 파푸아주 파푸아나비레 시에서 교육 사역에 힘쓰고 있는 최상직(59·사진) 선교사의 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 기자와 만난 그는 다리가 불편했다.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최근 학교 건축 공사 감독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7m 높이에서 떨어졌다. 이가 부러지고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변변한 병원도 없는 곳에서 상태는 악화돼 목디스크와 마비 증세까지 왔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그는 자신의 아픈 몸보다 파푸아 얘기부터 꺼냈다.

글로벌소망학교라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세운 그는 아내 임경자(55) 선교사와 함께 어린이를 돌보고 있다. 매일 예배를 드리면서 유치원생 57명과 초등학교 1, 2학년 52명에게 하나님의 꿈을 심고 있다.

부족민 어린이들은 가난과 배고픔이 일상화돼 있다. 주식으로는 고구마가 전부여서 마른 체형에 배만 나온 아이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찐빵도 만들어 200개씩 공급하고 있다. 성인 원주민들은 마약 중독자가 많고 말라리아에도 노출돼 평균 수명이 40∼45세다. 특히 남성들은 일을 하지 않으며 노동은 주로 여자들이 도맡는다.

교육은 그런 점에서 원주민들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부족신앙과 이슬람의 영향을 복음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시 정부도 외국인의 교육 사업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학생들 중엔 무슬림 가정 어린이도 있다.

올 초엔 중고등학교 인가도 받아 학교 공사를 시작했으나 70% 공정 중 자금난으로 중단됐다. 예장 고려측에서 파송을 받았지만 정기적인 후원교회가 없어 공사를 비롯한 사역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한달 후원금은 1500달러(166만원) 정도로 교사 급료와 전기료, 아이들 간식비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최 선교사는 “아내와의 사이에 아이가 없어 부족 어린이들이 우리 자식”이라며 “20년은 더 머물며 아이들이 멋진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