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美 하원, 국가 공식 모토 재확인
입력 2011-11-04 17:58
미국 하원은 2일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In God We Trust)’가 미국의 공식 모토(official motto)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396대 9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을 발의한 랜디 포브스(공화·버지니아) 의원은 “국가 정체성 위기와 국가적 모토에 대한 대중적 혼동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신적 유대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상정 이유를 밝혔다.
포브스 의원은 이 문구를 공립학교와 정부 건물에 부착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 슬로건을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E pluribus unum)’라고 잘못 언급한 이후 슬로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는 1955년까지 미국의 표어였다.
일부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보수 성향인 기독교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럴드 나들러(민주·뉴욕) 의원은 상정을 반대하면서 “미국 모토는 위험에 처해 있지 않다”며 “우리 중 어떤 사람도 이를 없애지 못한다. 모토는 돈과 의원실 천장, 워싱턴방문자센터 등 모든 곳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문구는 1864년 남북전쟁 당시 동전에 처음 등장했다. 1956년부터 미국의 공식적인 국가 슬로건이 됐고 이후 지폐와 동전에 새겨져 왔다. 종교적 색채가 강해 국가 공식 모토로 적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종종 제기됐지만 ‘하나님이 의례적 의미로 쓰였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공식 모토로 자리를 잡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