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기업 인사, 측근 챙기기 ‘눈살’

입력 2011-11-03 21:12

광주시의 공기업·공단 임원인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진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도시공사, 도시철도공사 등 공기업 사장뿐 아니라 환경시설공단의 고위 간부까지 전문성이 떨어지는 강운태 시장의 측근 인사들로 채워지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지난 1일 임기를 끝나는 환경시설공단 상임이사를 뽑기 위해 후보자 면접을 겸해 소집한 공기업 임원추천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했다고 3일 밝혔다.

추천위원 7명 중 3명이 “사전 내정된 58세 정모씨를 뽑는 부당한 자리에 들러리 설 수 없다”면서 퇴장했기 때문이다.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대상자로 뽑힌 한 인사도 같은 이유로 면접에 불참했다.

그런데도 시와 환경공단 측은 의결정족수인 과반수에 해당된다며 H대 체육과 출신인 정씨를 1순위로 추천하기 위한 면접을 강행했다.

환경공단 상임이사를 포함해 그동안 공기업 임원추천을 주도해온 이모(58) 변호사 등은 강 시장의 외곽 사조직인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빛대련)’ 출신이다. 따라서 추천위는 강 시장의 의중을 따르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찍부터 제기됐었다.

환경공단에 이어 3일 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후임자를 복수 추천하려던 이 변호사 등은 “공정한 인선과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부담스럽다”며 위원직을 사퇴했다.

앞서 지난 9월과 6월 각각 수장이 교체된 도시철도공사와 도시공사 사장에도 지난해 6·27 지방선거 당시 강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이호준(63)씨와 강 시장이 옛 내무부 시절 인연을 맺은 홍기남(58)씨가 형식적 공모를 거쳐 임명돼 측근 챙기기 논란이 야기됐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강 시장과 측근들이 공기업·공단 인사를 밀실에서 기획하고 연출한 뒤 주인공까지 독차지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민선 5기 이후 광주시가 채용한 빛대련의 고문과 운영·자문위원, 시장선거캠프 출신 인사들로는 유동국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이윤자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 등 굵직굵직한 요직만 10여명이다. 빛대련은 2007년 강 시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결성됐고, 그가 총재를 지낸 사조직이다.

장인균 시장 정무특보는 “합리적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사조직인 빛대련은 금명간 해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