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00원 싼 ‘알뜰주유소’ 12월 나온다
입력 2011-11-04 01:40
주변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ℓ당 최대 100원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다음 달 등장한다.
지식경제부는 3일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 26일 기름값을 낮춘 대안주유소 설립 추진 구상을 밝힌 지 꼭 100일 만이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국내외 정유사로부터 제품을 대량 공동구매해 알뜰주유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정부는 국내 정유사를 대상으로 공동구매 입찰을 공고했고 이달 중 공급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주유 현장에선 셀프주유기 사용, 사은품 미지급 등으로 최종 판매가격을 낮춘다. 지경부 정재훈 에너지자원실장은 “(보통휘발유를 정유사에서) 살 때는 ℓ당 50원 내외, (소비자에게) 팔 때는 30원 내외로 낮아질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주변 주유소보다 ℓ당 70∼100원 저렴하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는 농협주유소(NH주유소), 자가폴 및 고속도로 주유소의 전환, 사회적 공헌형 등 네 가지 형태를 띤다. 농협중앙회가 소유한 NH주유소 498개 중 300개는 이미 알뜰주유소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정유사 브랜드를 사용하는 198개는 순차적으로 알뜰주유소화된다.
자가폴 주유소는 석유공사에 신청해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수 있다. 신청 대상은 최근 3년간 유사석유 적발 사례가 없는 곳이다. 167개 고속도로 주유소도 순차적으로 알뜰주유소로 바뀐다. 사회적 공헌형은 정유사나 사회단체가 소외계층 지역에 사회공헌 차원에서 10여개를 만든다.
지경부는 1년 안에 500개 이상의 알뜰주유소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화할 계획이다. 자가폴 주유소는 1년 내 50개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600개 정도가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주유소에게 시설개선비의 70%(최대 2300만원), 한국석유관리원의 연간 품질검사비의 90%(540만원), 셀프주유기 설치비 융자(5000만원 한도)를 지원한다. 주유 할인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 출시, 공공기관·공기업의 알뜰주유소 이용 의무화도 추진된다. 또 알뜰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종합에너지 판매 창구로 만들 방침이다.
정부는 알뜰주유소가 생기면 인근의 기존 주유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유소 숫자로 볼 때 전체의 6%가량을 차지하는 자가폴 주유소 등의 공동구매가 체계화될 경우 정유사들에게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주유소의 접근성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실효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알뜰주유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NH주유소는 대부분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는 양재동 한 곳뿐이다. 지경부는 1년 안에 20여개의 알뜰주유소가 수도권에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도권 전체 2700개 주유소의 0.7%에 불과하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