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일자리 법안 빨리 통과돼야”… 의사당 보이는 ‘키 브리지’ 아래서 연설
입력 2011-11-03 18:0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시간) 멀리 국회의사당이 바라보이는 키 브리지 아래서 연설을 했다. 키 브리지는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를 잇는 포토맥강의 다리 중 하나로 워싱턴DC 다운타운 지역인 조지타운과 맞닿아 있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일자리 창출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의회를 상징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이 곳을 연설장소로 택했다. 국회의사당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워싱턴DC에 근무하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다리는 상당히 오래돼 보수 공사가 필요하기에 일자리 창출법안이 통과되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메시지 전달효과가 크다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다. 이 다리 이름은 미국 국가 ‘성조기(Star Spangled Banner:별이 빛나는 깃발)’를 작사한 법률가이자 시인 프란스시 스콧 키를 기념해 붙여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장소에는 수많은 건설 노동자들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그는 “건설 분야는 경제 불황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해야 할 일이 많은 지금, 건설 노동자들이 일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 불합리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 “수많은 도로와 교량, 고속도로가 보수 공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바로 내 뒤에 있다”며 키 브리지를 가리켰다. 일자리 창출법안이 빨리 통과돼 예산이 집행되면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키 브리지와 같이 구조적 결함 판정을 받은 다리는 전국 곳곳에 있고 고속도로, 공항, 철도 등 노후화된 시설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의회가 하루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일자리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