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검찰, 한국 무기중개상 부패 혐의 조사
입력 2011-11-03 21:18
독일 엔진업체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수수료 등을 받고 우리 정부와의 잠수함 건조계약을 성사시킨 한국 무기중개상이 부패 혐의로 독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3일 밝혀졌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은 지난 1일 무기중개상 정의승(72)씨가 독일 MTU사로부터 한국에 함정과 전차 등을 수출하도록 해주는 대가로 3900만 유로(615억여원)를 받은 혐의로 라벤부르크 지방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MTU사는 세계 2위 선박 및 방위산업 분야 고속 디젤엔진 제조업체인 토그눔의 자회사이며 정씨는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중령으로 예편한 뒤 이 회사 한국사무소에 입사해 10여년간 근무하고 1983년 직접 무기중개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MTU사 이외에도 독일 철강회사 티센그룹 계열사 MFI의 에이전트로도 활동하며 각종 군납품 관련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MFI사는 우리 정부와 25억 유로(3조8595억여원)의 잠수함 사업 계약을 맺었으며 정씨는 2000년 이후 이 회사로부터 9500만 유로(1463억여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비롯한 공군 무기와 미사일 등 육군 무기는 미국 제품을, 잠수함이나 함정 등 해군 무기는 독일 제품을 주로 도입해 왔다. 군 안팎에서는 정씨가 독일로부터 수입되는 잠수함 관련 무기 및 부품을 거의 독점 중계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개 수수료를 부정하게 사용한 적이 없다”며 “결백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