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정록] 나주 혁신도시와 한국전력
입력 2011-11-03 17:44
11월 2일은 나주 혁신도시에 매우 특별하고 의미 있는 날이었다. 나주 혁신도시의 ‘알파’요 ‘오메가’인 한국전력의 신청사 기공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4만5000평 부지에 건설되는 31층의 인텔리전트 빌딩은 2014년 5월에 완공된다.
한전이 없었다면 나주 혁신도시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국 지자체들은 한전을 자기들의 혁신도시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광주와 전남은 한전 유치를 위해 특별전략을 채택했다. 나주에 공동으로 혁신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나주 혁신도시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규모 또한 222만평으로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크다. 현재 15개 이전기관 중에서 12개 기관이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조성공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덩치가 가장 큰 한전이 청사건설을 하지 않아 지역민은 속을 많이 태웠다.
한전 신청사 기공식은 가슴앓이를 하던 지역민에게 최고의 처방전이 됐다. 혁신도시 순항에 반신반의하던 지역민은 나주 혁신도시가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된 근린생활시설용지가 69대 1의 입찰경쟁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끝난 것이 좋은 증거다.
신청사 기공식은 이전기관의 청사건설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한전과 관련된 한전KDN,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은 연내에 신청사를 착공할 계획이다. 청사건설 착공을 미루고 있는 10개 이전기관도 청사 착공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청사 착공을 계기로 녹색전력과 관련된 연구개발 기반조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전KPS의 연구개발단지, 한전의 나주통합IT센터, 한전KDN의 전력연구원, 한전KPS의 기술연구원 등은 나주로 이전하기로 확정됐다. 이들 연구기관과 연계된 에너지 관련기업과 연구소가 혁신도시 내의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에 입지해 신에너지 기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
문제는 한전의 신청사 착공을 계기로 한전을 비롯한 이전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나주 혁신도시에 오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전기관 종사자와 가족들이 이사해 살고 싶도록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우수한 교육환경의 조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전기관 사랑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만들고 있는 나주 혁신도시는 한전 때문에 탄생했다. 한전이 없었다면 광주와 전남에 각각의 혁신도시가 생겼을 것이다. 에너지 관련 산업의 기반구축과 육성 또한 마찬가지다. 한전의 신청사 건설 기공식을 축하하며 혁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31층 신청사가 완공되는 2014년을 기대해 본다.
이정록 전남대 교수 지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