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탄받아 마땅한 강기갑 의원 작태

입력 2011-11-03 17:45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목말을 타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실에 설치된 CCTV를 신문으로 가리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어떤 생각을 갖고 이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나 이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반민주적·반의회적 폭거임에 틀림없다.

CCTV를 가린 것은 정중히 섬겨야 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은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알아야 할 것이다. 국회방송은 각 위원회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회의상황과 의원들의 발언 등을 국민들에게 생중계한다. 국민들은 이를 통해 의원들이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 지 파악한다. 그런데 이들이 감히 국민들의 눈·귀를 가린 것이다.

이는 과거 유신독재 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 하에서 언론에 재갈을 물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던 반민주적 언론탄압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두 의원에게 “과연 무엇이 두렵고 부끄러워 외통위 회의장 CCTV를 신문지로 막았는가”라고 묻고 싶다. 한마디로 국회의원으로서 몰상식한 행동이요,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민의의 전당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둘러싸고 여러 날째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행위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국민은 억장이 무너진다. 168석의 집권 한나라당과 87석의 제1 야당 민주당이 불과 6석밖에 안 되는 민노당에 휘둘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뒤 동력을 잃어버린 한나라당, ‘야권통합’을 통한 집권에만 눈이 어두운 민주당이 한심할 뿐이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이의를 제기하며 미국과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내년 양대 선거에서 승리할 목적으로 국익을 내세우며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유도하는 것도, 민노당이 종북(從北)성향의 반민주적 정당이라는 것도 파악하고 있다. 이제 한·미 FAT 비준안을 둘러싼 더 이상의 갈등은 무의미하다. 정정당당하게 표결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면 강행처리라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