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인 사건 재조명'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5일 학술 심포지엄 연다
입력 2011-11-03 15:51
[미션라이프] 일제강점기 당시 개신교계 항일운동세력은 식민지 조선을 통치하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서구 열강과 힘겨루기를 해야 했던 일본으로서는 미국·영국 등 각국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이 자국을 대신에 한국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불편해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912년 ‘105인 사건’은 일어났고 이는 개신교계 민족지도자를 제거키 위해 일제가 날조한 사건임이 드러났다.
한국기독교역사학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원은 5일 ‘105인 사건의 재조명’이란 제목의 학술 심포지엄을 연다. 이 자리에서는 105인 사건을 중심으로 선교사의 역할과 해외선교본부의 인식, 사건 당시 체포됐던 인사들의 이후 행적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심포지엄 발제문에서는 105인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였던 내한 선교사와 해외 선교본부의 활동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김승태(세계선교신학대학) 강사는 “105인 사건은 일제가 조작된 것으로, 한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도 전혀 예측치 못한 사건”이라며 “이에 선교사들은 총독부 관리들을 찾아가 구속자들을 변호했으며, 마펫·에비슨·휘트모어가 선교사 대표로 데라우치 총독을 직접 면담해 선교사들의 견해를 전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영국 선교연합회가 영국 주재 일본 대사관에 찾아가 이 사건에 대해 공정한 처리를 요구하는 등 (선교본부가) 국제 여론으로 일본에 압력을 행사했다”며 “그 결과 일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105인 가운데 99명은 무죄, 6명에게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에서 선교사와 선교본부가 취한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성전(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대학원)교수는 “긴박한 극단에서 선교부가 취한 방책은 ‘정치불개입’의 원칙으로 식민지 권력의 합법성을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윤경로(한성대) 교수가 ‘105인 사건 피의자들의 사건 이후 행적에 대한 소고’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류대영(한동대) 안교성(장신대) 이준식(연세대) 교수도 논찬자로 참석한다.
심포지엄을 주도한 한국기독교역사학회 류대영 회장은 “(105인 사건에) 선교사들이 연루됨에 따라 미국 교회와 국무부, 각 선교본부 등이 각기 다양한 관점에서 이 사건에 대응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사건을 다룬 이번 심포지엄은 과거를 돌아보아 오늘을 이해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