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샌지, 스웨덴으로 송환될 듯

입력 2011-11-03 00:43

미국 외교전문 25만건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줄리언 어샌지(40)의 미국 송환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영국에 있는 그는 성폭행 혐의로 조만간 스웨덴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고등법원은 2일(현지시간) “1심 법원의 스웨덴 송환 판결은 정당하다”며 어샌지가 낸 항소를 기각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런던 벨마쉬 치안법원은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2월 어샌지의 송환 결정을 내렸었다.

어샌지는 “다음 절차를 밟겠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14일 안에 상고하면 대법원 판결 때까지 시간을 더 벌 수 있다. 상고하지 않으면 10일 안에 송환된다. 그렇지만 대법원이 1·2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은 낮아 그는 결국 스웨덴으로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어샌지가 송환을 거부하는 이유는 미국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어샌지의 변호사는 “스웨덴 송환은 미국의 감옥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호주에 거주하는 어샌지의 어머니 크리스틴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송환되면 고문당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영국과 스웨덴 가운데 어느 곳에서 더 쉽게 어샌지를 데려갈 수 있는지는 논란이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어샌지 측 주장과 달리 스웨덴에서 미국으로의 송환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9·11테러 이후 2003년 바뀐 영국의 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률은 미국에 특별한 권한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