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9-805 독도와인’ 美서 선보인다… 캘리포니아 거주 치과의사 안재현씨, 독도 우편번호 따 명명
입력 2011-11-02 16:25
독도 우편번호를 상표로 한 ‘진짜 독도와인’이 미국에서 출시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거주하는 치과개원의 안재현(49)씨는 ‘799-805’라는 암호 같은 숫자를 붙인 와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799-805는 독도의 우편번호.
안씨는 와이너리(포도주 제조업체)를 경영하기 위해 와인 생산·판매회사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헬로키티(Hello Kitty)’ 등 일본의 많은 기업이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관련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
안씨는 1일(현지시간) “한국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후원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 1월 미국 와인전문가 등과 함께 아예 상호에 ‘독도’를 넣어 ‘독도 와이너리’라는 와인회사를 설립했다. 독도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일부 와인이 ‘독도 지킴이 와인’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것도 독도 와이너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이달부터 ‘799-805’ 와인 1만 병을 만들어 미국에서는 이달 중순, 한국에서는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카베르네쇼비뇽과 피노누아르, 메를로 등 3개 포도품종 포도주 한 병씩 3병이 한 세트로 돼 있는 이 와인은 나무로 된 케이스와 병에 하늘에서 찍은 독도의 형상을 넣었으며, 케이스의 안쪽에도 독도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새겨 넣었다.
그는 “이 와인을 마시는 미국인들이 조금이나마 독도를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와인 판매 수익금의 일정액을 독도 수호활동 단체 등에 기부해 독도 수호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 와이너리는 내년에 이 와인 이외에도 일본이 중국과도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연상할 수 있는 브랜드의 와인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은퇴하면 요리 전문학교에 진학해 공부한 후 작은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든 와인과 요리를 함께 선보이는 게 꿈”이라며 “독도와인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들이 있다면 투자를 받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 한국 요리학교와 문화체험관 등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안씨는 단국대 치대를 졸업하고 교정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1995년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같은 치과의사인 부인 나경란씨와 함께 개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