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24시간 영업하겠다”
입력 2011-11-02 18:39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이 24시간 근무체제를 도입하고 주말 지점도 개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외국계 은행으로서 앞장서서 국내 은행의 낡은 영업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노동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당장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힐 행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진 주미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고객들은 주말에 쇼핑을 하거나 밤에 은행 업무를 봐야 할 일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이 시간에 문을 여는 은행이 거의 없다”면서 “SC제일은행이 서비스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힐 행장은 향후 탄력근무 인원을 늘려 24시간 근무체제를 만들고, 주말에도 문을 여는 거점 점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의 반발에 대해 “돈을 많이 버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로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거스르는 것은 본인들에게도 득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4대 은행과 특수은행들은 국제적 운영능력이 없고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제고시킬 능력도 크지 않다”고 비판했다.
SC제일은행이 국내 처음으로 주말 지점 및 24시간 근무제 도입 의사를 밝히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변두리에 머물렀던 외국계 은행발(發) 영업전쟁이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노조 파업으로 394개 지점 중 42개 지점이 문을 닫는 등 아직도 노사 갈등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를 실행하는 데는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도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애착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