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 MF글로벌 고객 돈 6억달러 빼돌려… 금융당국·FBI 조사 착수

입력 2011-11-02 18:33

유로존 채무위기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선물중개회사 MF글로벌이 수억 달러의 고객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당국은 물론 연방수사국(FBI)도 조사에 착수했다. MF글로벌이 실제로 고객 계정을 분리하지 않고 활용했을 경우 규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은 물론 다른 중개업체들에 대한 불신감을 높여 대규모 자금이탈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MF글로벌의 고객계정에 있어야 할 6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조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에 따르면 MF글로벌 경영진의 일원은 연방 조사 관계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 고객의 돈이 사라졌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부족한 고객계정의 금액이 얼마인지는 확실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6억 달러라고 보도한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MF글로벌이 파산 신청 직전 매각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매수를 희망했던 인터액티브 브로커스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 9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MF글로벌처럼 고객 돈을 중개하는 금융회사는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 고유계정과 고객계정을 분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MF글로벌 파동은 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주와 홍콩, 일본이 사태 전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직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 회사의 자국 내 비즈니스를 축소하거나 계좌를 동결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