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배관타고 5∼6층 절도행각 73세 ‘스파이더맨’ 할아버지

입력 2011-11-02 18:33


70대 노인이 가스배관을 타고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다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가스배관을 타고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 58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김모(73)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 일원동의 한 아파트 2층에 가스배관을 타고 들어가 안모(56·여)씨의 가방에서 현금과 달러 등 5800여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에도 다른 아파트의 5층과 6층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했으나 집 안에 현금이 없어 그냥 나왔다. 그는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해 특수절도 전과만 20범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서울 수유동에 살지만 거의 매일 강남 지역을 찾아 범행 대상으로 삼을 집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훔친 돈을 일본에서 온 사업가와 납골당 계약을 하는 데 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건네는 커피를 거절하며 “몸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음식을 함부로 먹을 수 없다”고 말해 경찰관을 당황케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