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성연합회 “여성들, 교회 밖 ‘살림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입력 2011-11-02 21:02


여성은 모이면 자녀 교육, 학원비, 물가, 집값 등 가장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이러한 이야기는 온데간데없다. 대신 종교 또는 이미지에 끌려 인물을 선택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그만큼 여성이 정치의식이 없고, 정치적이지 않기 때문일 거다. 이제 여성들, 특히 교회 여성들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정치의 주체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홍기숙)가 2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공개토론회 ‘교회여성, 정치를 논하다’에서다.

김호경(서울장신대) 교수는 주제발제를 통해 “어떤 일을 행할 때, 정치적 의도를 갖든 그렇지 않든 이제 모든 게 정치적으로 변했다”며 “그런 만큼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정치적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정치에 참여할 때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하나님의 의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내가 그리스도를 위해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밥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때가 곧 강함이니라”고 고백한 ‘바울의 약함’을 정치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즉 힘센 사람들의 힘센 방법이 아니라 약한 자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기독교가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교회여성이 정치의 주체로서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패널 발제를 맡은 윤인중(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 집행위원장) 목사는 교회여성을 ‘생명살림’(정치)의 주역으로 바라봤다. 그는 정치를 ‘살림살이를 다루는 일’로 규정하고 “가정, 교회, 연합회, 사회, 국가 등 그 범위는 다르더라도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살림살이를 다루는 일이 곧 정치”라고 설명했다.

윤 목사는 “민의 마음과 형편을 돌보는 일은 여성의 정치, 모성의 정치, 마음의 정치가 형성돼야만 실현될 수 있다”며 “성경 곳곳에 등장하는 ‘나그네와 고아, 과부를 돌보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정치 역시 생명살림의 여성정치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는 “교육 복지 보건 재정 행정 남북관계 인권 정의 평화 등 공공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정치 및 내년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일상의 정치적 관심을 정치적 역량으로 전환시킬 고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교회는 여성들의 관심사별 소모임을 만들어 생활정치 의제를 나눌 수 있고, 교회여성연합회 같은 단체들이 정치참여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