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곁들인 ‘친절한 공연’ 인기몰이… 대중과 소통하는 작품 늘어

입력 2011-11-02 17:59


늦가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해설이 있는 공연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주로 클래식 공연의 교육 프로그램 중심으로 선보여진 해설 공연이 최근에는 무용 국악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확산되는 모양새다. 오케스트라 공연에 앞서 지휘자가 직접 작품 설명을 하는 모습도 이미 드물지 않은 풍경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성시연 부지휘자도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와이즈 발레단’ 공연에서 지휘와 해설을 동시에 맡았다. 서울시향이 미뉴에트나 왈츠, 타란텔라 등 세계의 주요 춤곡을 선보이면 발레단이 그에 맞춰 춤을 추고, 이를 성 부지휘자가 해설한다. 학생들이 클래식 음악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1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십이야’에서는 연출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극 중 상황을 설명한다. 이원국 발레단은 매주 월요일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스토리 발레’를 선보이면서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연주자나 지휘자의 해설은 국악 공연에서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일반에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는 18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국악강연콘서트’를 연다. 본인이 만든 ‘비단길’ ‘침향무’ 등 창작곡을 선보이면서 직접 해설하고, 가수 이안과 대담도 할 예정.

이쯤 되면 공연보다 외려 ‘강연’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이영태 명창은 지난달 2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판소리 수궁가를 해설과 함께 완창하기도 했다. 손철주 미술평론가가 ‘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미술과 음악을 함께 해설했던 ‘화통콘서트’ 역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해설 공연이 느는 까닭은 고압적인 자세로 관객을 내려다보는 수준의 공연으로는 절대 대중과 소통할 수 없다는 공연계 전반의 인식 때문이다. 마니아 관객이 아니라 초보 관객들이 주로 찾아오는 해설 공연은 관객층을 넓히는 데 일조한다는 의미도 있다.

국립국악원 성현경씨는 “국악이나 무용 등의 공연 장르는 일반 관객들이 처음 접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해설을 하지 않는 공연의 경우 관객들이 ‘해설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먼저 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