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012년 한화서 뛰게 하자”… 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들 KBO 실행위원회서 이구동성

입력 2011-11-02 21:57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내년에 한국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찬호가 내년에 국내 마운드에 오를 경우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한양대에 다니던 1994년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행위원회를 열고 박찬호의 국내 구단 입단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처음으로 심의했다. 이에 앞서 한화는 연고 출신인 박찬호를 영입하겠다면서 현재 KBO 규약에 예외 조항을 만들어 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 각 구단 단장들은 특별 규정 허용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재덕 한화 단장은 회의를 마친 뒤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박찬호를 내년 한화에서 뛸 수 있게 하자는 데에는 대부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론 드래프트 없이 선수를 뽑는 것인 만큼 우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무리 없이 중지가 모아졌다.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겠지만 잘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 구단 단장 역시 “내년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1순위 지명권 포기 등과 같은 구체적인 문제는 이사회에 넘기기로 했다”면서도 “박찬호를 내년부터 뛰게 해주자는 데에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명 ‘박찬호 특별법’ 열쇠를 쥐고 있는 KBO도 긍정적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박찬호를 한화에서 뛰게 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다음 주 구단 사장단 간담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다”고 말했다. 박찬호 문제가 불거진 것은 KBO 규약 때문이다. 이 규약에 따르면 1999년 이전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하려면 무조건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는 한양대에 다니던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다. 따라서 박찬호가 내년 8월 열릴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한화가 우선지명권을 행사해서 박찬호를 뽑아도 2013년부터나 뛸 수 있다.

최근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재계약에 실패해 무적 신세가 된 박찬호는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있는 인천 문학구장을 방문해 국내 복귀의 뜻을 강하게 전달했다. 박찬호는 “외국인 선수도 바로 뛸 수 있는데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도 하고 외환위기 때 국민께 힘도 드린 내가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에서 뛰면 관중도 많이 오고 팬들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