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준표 대표와 최종원 의원의 거친 입

입력 2011-11-02 17:41

한나라당의 얼굴은 홍준표 대표다. 그래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비롯해 일거수일투족 모두 관심의 대상이다. 신중한 언행이 필수적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홍 대표가 또다시 막말로 구설에 오른 걸 보면 자신이 여당 대표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그는 홍익대 부근 한 호프집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여당 대표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이까지 차올라 패버리고 싶다”고 당내에서 자신과 각을 세우는 인사들을 비난했다. “더러워서 정치를 못하겠다” “전여옥 의원에게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는 말도 했다”는 등 수준 이하의 표현들도 나왔다. 홍 대표는 어제 한나라당 최고위원들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경솔하게 내뱉은 말이 비수가 돼 자신을 찌른 격이다. 더욱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면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040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의욕적으로 마련한 대학생과의 타운미팅 행사 자체의 빛이 바랬고, 한나라당에도 큰 부담을 주었다. 그는 지난 7월 여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고 했다가 사과한 적이 있어 ‘막말 준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입조심해야 한다.

탤런트 출신의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막말 때문에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4월 강원도지사 선거 지원 유세를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일가를 향해 마구 독설을 퍼부은 데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는 “(이 대통령) 형도 돈 훔쳐 먹고, 마누라도 돈 훔쳐 먹으려고 별짓 다하고 있다. 우리가 총선에서 승리해 제대로 걸면 감방 줄줄이 간다”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정잡배도 쉽게 입에 담기 힘든 발언이다.

하지만 최 의원은 “국회의원은 인간이 아닌지, 말 좀 하고 살자고 했는데”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엄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