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청사 팔아서라도 공무원 연수 보낼 것”

입력 2011-11-02 22:01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취임 이후 첫 정례간부회의에서 “저뿐 아니라 간부들에게 청탁하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주겠다”며 공정한 인사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인사를 하겠다”며 공정, 소통, 책임, 감동, 공감, 성장 등 6가지 인사 원칙을 밝혔다.

낮은 직급 공무원과 소통을 잘하는 공무원이나 현장을 중시하는 역동적인 직원에게 가점을 주겠다는 박 시장의 설명이 뒤따랐다. 박 시장은 또 “석·박사 과정 중인 공무원에게 등록금을 보조하고 시 청사를 팔아서라도 잠재력 있는 공무원들을 연수 보내겠다”며 자기개발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애용해온 박 시장은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 공무원) 여러분이 (내부 전산망을 통해) 이메일 보냈는데 제 답장 받으셨죠”라면서 “잠을 덜 자더라도 답변을 다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간부들이 조직 운영과 재정 문제, 시민 안전, 서민 월동대책 등에 대한 보고를 한 뒤 박 시장이 의견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박 시장은 “단순히 보고하고 묻는 게 아니라 토론하는 방식이었으면 한다. 다음에는 즐겁고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박 시장은 서울 서원동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환경미화원은 서울시의 아침을 여는 분이고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 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연두색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박 시장은 오전 6시부터 1시간 동안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를 치웠다. 환경미화원들은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사회풍토,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정년의 회복 등 애로사항을 박 시장에게 건의했다.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 첫 출근을 한 지난달 27일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한 데 이어 민생 챙기기 일정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