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목회포럼 새 대표 정성진 목사

입력 2011-11-02 19:45


[미션라이프]“지금은 누군가가 나서서 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대로 침묵한다면 한국교회는 역사와 민족 앞에 버림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미래목회포럼 새 대표에 내정된 정성진(일산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의 말이다. 정 목사는 1일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암담한 현실에 희망을 제시하는 미래목회포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 내 각종 문제들을 예를 들어 “건강한 비판과 미래지향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미래목회포럼은 2003년 6월, 당시 이성희(연동교회)목사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다.

“미래목회포럼의 창립 취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멤버들이 교단 정치를 하기 위한 관문처럼 여겼고, 그렇게 비쳐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엔 교단 정치에 들어갈 사람은 아예 회원 사표를 내도록 했습니다.” 교계 정치와는 ‘불가근 불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최이우(종교감리교회) 오정호(새로남교회)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 등이 임원을 맡은 것을 비롯, 김승욱(분당 할렐루야교회) 박성규(부산 부전교회) 진재혁(분당 지구촌교회) 홍민기(부산 호산나교회) 목사 등 최근 대형교회를 맡은 40대 목회자들이 대거 미래목회포럼 새 회원이 된 게 눈길을 끌었다. 정 목사는 “교단 정치와는 거리를 둔 목회자들인 만큼 객관적이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에 물들거나 치우치지 않고 한국교회의 갱신과 회복을 요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목사는 교류나 연합활동이 거의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대해 “두 단체를 대화의 테이블로 불러내 한국교회가 연합과 일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목회포럼은 감투를 내려놓은 목회자들의 모임이기에 색깔이 선명하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기에 어느 누구보다 연합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래목회포럼은 최근 ‘안티기독교 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한다’며 기독교정당의 출현을 반대하는 성명서와 토론회를 잇달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목사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정 목사는 목회자들의 강단 설교를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 많은 목회자들이 강단 설교에서 자신의 보수주의 색채를 여과 없이 전달함으로써 수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목회자는 어떤 경우에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반대편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고 결국 교인들을 편 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통해 이 같은 편협한 설교나 복음 해석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보여준 ‘안철수 열풍’과 전 세계로 확산된 ‘반(反) 월가 시위’의 원인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로 요약된다. 이 같은 사회 현상과 관련해 정 목사는 “교회도 이제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새로운 목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에 해오던 것처럼 교회 건물을 넓히고, 교인수를 확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연 대신 교회의 내면을 바꾸고 새롭게 하는 게 사회적 영향력 회복의 첫걸음이란 것이다.

“세상의 양극화 이상으로 교회 내 양극화가 심각합니다. 교회 내 소외된 계층, 한국교회 내 작은 교회를 살리는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교회 내 소외된 이들의 절망과 아픔을 만져줄 때 교회가 회복되고 사회적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