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건욱이를 위한 특별공연과 이영환 집사의 안타까운이야기
입력 2011-11-02 16:02
[미션라이프] 살다보면 누구나 어찌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한다. 이런 때 내면의 상처와 고민을 털어놓을 창구, 누군가의 진솔한 위로와 전문적 조언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그 골짜기를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독자들이 실제 두 사례를 통해 일상 가운데 흘러넘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한다.
지난 6월 19일 홀트일산복지타운 가족들에게 새 식구가 생겼다. 송건욱군. 태어난 지 100일을 갓 넘긴 사내아이다.
건욱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의 한적한 시골의 작은 골방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기쁨도 잠시, 건욱이 곁엔 반겨주는 이도, 씻겨주는 이도, 포근한 가슴으로 품어주는 그 누구도 없었다.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이….
야속하게도 건욱이의 아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다운증후군 장애와 선천성 심실중격결손(심장병)에 이어, 폐동맥관이 좁아져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폐동맥협착증까지….
건욱이는 그동안 몸무게 미달로 심장병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안정을 찾고 잘 먹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용산동 6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열리는 홀트장애인합창단 ‘영혼의 소리로’ 2011 정기공연은 건욱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막내 동생 건욱이가 하루 빨리 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모든 단원들이 하나 되어 희망과 사랑을 노래한다. 방송인 정은아의 진행으로 가수 조덕배도 출연, ‘꿈에’ ‘그대 내 마음에 들어오면’을 부르며 또다른 사랑을 전한다.
홀트장애인합창단은 무연고 중증 장애인 33명으로 구성돼 있다. 초등학생 3학년부터 올해 40대 후반의 아저씨 단원까지…. 대부분 악보도 가사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이들이다. 지휘자 선생님이 온 몸으로 악보가 되어 주면 입을 모아 “도레미∼.” 1곡을 배우는 데 1달 이상 걸리지만 1999년 5월 창단 후 TV, 라디오출연 등 350회나 무대에 올랐다. 세상을 향해 특별한 감동을 선물해 온 홀트장애인합창단. 이들에게 노래는 ‘꿈’이고 ‘숨’이다.
청각장애인 여성과 결혼, 순애보의 주인공인 40대 남자가 축농증 수술을 받다가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화성 팔복농인교회(백종하 목사)는 이 교회 집사인 이영환(43·HJC 공원)씨가 지난 달 27일 경기도 용인 K병원에서 축농증 수술을 받은 뒤 1시간 만에 마취에서 깨어났으나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인근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 MRI 촬영 등 진찰을 받았지만 3일만인 지난 달 30일 오른쪽 시력상실 판정을 받았다. 가족은 의료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원인규명과 함께 피해배상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의료사고 가능성과 관련, “축농증 수술만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것은 10만명에 1명 정도로 극히 드물다”며 “병력, 당시 수술 상황 등 여러 정황을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축농증은 코 주위에 있는 두개골 중 비어있는 구조물인 부비동 안에 염증(고름)이 고여 각종 이상 증상을 질병으로 의학적으로는 부비동염이라고 부른다.
이씨는 청각장애와 지체장애 등 3중장애를 가진 김선경(46·집사·대웅전자 공원)씨와 2년 연애 끝에 2000년 결혼, 잉꼬부부로 소문나 있다. 10살 딸과 70대 장모,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40대 처남과 보증금 2800만원 경기도 용인 전세집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다. 주일 예배 때마다 남편은 성가대원으로, 아내는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는 신실한 신앙가족이다. 김씨는 1일 눈물을 보인 아내에게 수화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걱정하지 말라”며 오히려 아내의 건강을 챙겼다.
백 목사는 “가장인 이씨가 공원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무엇보다 이들 부부가 눈을 마주보고 수화로 오손도손 이야기하곤 했는데 한쪽 눈을 볼 수 없게 돼 이런 대화가 어려워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