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2011 한국바둑리그, 마지막 승부

입력 2011-11-02 17:44


장장 8개월 동안 대장정의 길을 걸어온 ‘2011 한국바둑리그’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4월에 시작된 이번 리그는 포스코LED, 하이트진로, Kixx, 영남일보, 넷마블, 한게임, 신안천일염, 티브로드 등 8팀이 참가해 더블리그(14라운드)를 펼쳐 4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현재 13라운드 2경기가 종료된 상황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놓고 순위쟁탈전이 치열하다.

이번에 처음 참가해 김성룡 9단을 감독으로 선택한 포스코LED팀은 강동윤 9단을 필두로 목진석 9단과 백홍석 8단을 배치했다. 강동윤이 10승 2패로 개인성적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팀 성적 8승 4패를 거둬 랭킹 1위에 올라섰다. 이 팀은 마지막 라운드와 관계없이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이제 3장의 카드를 놓고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Kixx팀은 13라운드를 치루지 않은 상황에서 7승 5패로 2위와 3위에 랭크됐고, 영남일보와 넷마블팀이 7승 6패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먼저 팀 성적을 우선으로 하고 동률이 나올 경우에는 개인승수, 승자승 등으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한 판 한 판이 승부판과 직결돼 예민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바둑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변이 연출됐다. 먼저 감독들이 파격적인 선수 선발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당시 랭킹 5위와 9위인 원성진 9단과 박영훈 9단이 2지명자로 밀렸고, 랭킹 4위였던 허영호 9단은 10번째 호명돼 겨우 1지명자의 막차를 탔다.

감독들은 단체전과 속기전임을 감안해 나이 어린 기사들을 선호했다. 그만큼 신예 기사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김동호, 강승민, 이지현, 김기원, 한태희 등 갓 입단한 2∼3단 기사들이 강자들을 꺾으며 팀 승리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또한 2연패 후 3연승의 역전승에 5대 0의 완봉승까지 진기록들이 이어졌다.

또 초반 예상과는 달리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승부가 그려졌다. 리그 시작 전 모든 팀들에게 강팀으로 인정받으며 경계 대상 1위였던 kixx팀은 초반 부진으로 조기탈락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리그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상위권으로 진출했다. 전기 우승팀 신안천일염팀은 이세돌 9단을 주장으로 안조영 9단, 한상훈 5단이 버티며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티브보드팀 역시 허영호 주장과 리그 진출 사상 처음으로 2지명으로 밀려난 주장급 2지명자 박영훈이 뒤를 받쳐 강팀으로 예상됐지만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 14라운드를 남겨놓고 1팀이 확정됐고 2팀이 탈락한 가운데 3장의 티켓을 놓고 5팀의 처절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정규리그를 마치고 12월 포스트 시즌이 시작된다. ‘2011 한국바둑리그’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