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안갯속인데… 삼성전자 ‘나 홀로’ 날았다
입력 2011-11-01 21:33
삼성전자 주가가 1일 장중 99만9000원까지 오르는 등 ‘100만원 고지’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불과 0.6포인트 오른 터라 상승세가 더욱 돋보였다.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120만원 안팎으로 일제히 올리고 있어 당분간 삼성전자의 ‘나 홀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주는 승승장구=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00만원 돌파도 예상됐지만 전날보다 2만2000원(2.27%) 오른 99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을 처음 넘긴 것은 지난 1월 28일이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을 돌파한 영향이었다.
그러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직후 불거진 “전기전자(IT)산업 중심이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는 인식과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8월 19일에는 장중 67만2000원까지 내려갔다.
‘100만원 대장주’ 자리는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을 일제히 장밋빛으로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 진성혜 수석연구원은 “수요 부진으로 경쟁사의 실적이 감소한 상황에서 영업실적이 전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한 점에서 수익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5조1000억원대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120만원으로 제시했다. 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 매각에 따른 차익(4000억원)까지 더해져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리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현대증권이 120만원, 동부증권 129만원, 대신증권 135만원 등 상향 조정한 목표 주가를 제시했다.
◇전체 증시 전망은 오락가락=반면 증시의 전체적인 상승세는 주춤한 상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6포인트(0.03%) 오른 1909.63으로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698억원을 순매수했음에도 개인 매도세와 프로그램 매매 등 영향으로 상승폭이 미미했다.
특히 장중 상승·하락 반전이 9차례나 반복돼 투자자들의 혼란이 극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증시가 오르는 중이냐, 조정받는 중이냐를 묻는 투자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증권사 보고서들도 방향이 두 가지로 갈렸다. “애매하면 쉬어가자” “낙관편향은 금물” 등의 보수적인 관점이 다수인 반면 “안도랠리(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것)가 지속될 것” “연말까지 상승 여력 있다” 등 낙관론도 보였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악재에 내성을 키우면서 단기 반등을 염두에 둬 온 투자자들은 긍정적 변수가 발생해도 일시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주식시장이 일정 수준 반등하면 ‘지금이 빠져나갈 기회’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당분간 박스권 내 등락으로 숨고르기를 해 10월 이후 급등에 대한 피로감을 떨쳐내야 연말쯤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신증권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유럽연합(EU)의 위기 대책에 대한 신뢰성 부족,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 등이 여전하지만 경험적으로 11월에 상승장이 많았고 외국인 투자가 돌아오는 점 등을 볼 때 안도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