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려고… 살 빼려… 청소년, 약물에 포위되다
입력 2011-11-01 18:32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공부 잘하는 약’ ‘살 빼는 약’ ‘몸짱 약’ 등 청소년들 사이에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수험생 사이에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진 ‘공부 잘하는 약’은 주성분이 염산메칠페니데이트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성신경증, 수면발작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건강한 수험생이 복용할 경우 오히려 신경이 과민해지거나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식욕감소(154건), 불면증(46건), 체중감소(21건), 두통(20건) 등 306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건강한 어린이의 돌연사와 연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학생의 관심이 높은 ‘살 빼는 약’은 식욕억제제의 일종으로 역시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일 때에 한해 4주 이내로 복용해야 하며 효과가 없으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효과가 있어도 3개월 이상 복용해선 안 된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압상승, 가슴통증, 불안, 불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과량 복용하면 의식을 잃거나 환각, 불안,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남학생 사이에 ‘몸짱 약’으로 통용되는 근육강화제(단백동화스테로이드제)는 신경과민증과 내분비계 이상, 황달, 식욕부진을 초래할 수 있다. 다량 복용하면 여성은 쉰 목소리나 여드름이, 남성은 정액·정자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